▒▒▒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개 / 백석

나무향(그린) 2006. 2. 10. 09:20

개 / 백석

 

 

접시 귀에 소 기름이나 소뿔등잔에 아즈까리 기름을 켜는

마을에서는 겨울 밤 개 짓는 소리가 반가웁다.

 

이 무서운 밤을 아래 웃방성 마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있어

개는 짓는다.

 

낮배 이니메 치코에 꿩이라도 걸려서 산넘어 국수집에

국수를 받으려가는 사람이 있어도 개는 짓는다.

 

김치 가재미선 동침이가 유별히 맛나게 익는 밤

아베가 밤참 국수를 받으려가면 나는 큰마니의 돋보기를

쓰고 앉어 개짖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마음의산책 ▒ > 시인 백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뇨부 / 백석  (0) 2006.02.10
촌에서 온 아이 / 백석  (0) 2006.02.10
오금덩어리라는 곧 / 백석  (0) 2006.02.09
고방 / 백석  (0) 2006.02.09
이주하 이곳에 눕다 / 백석  (0) 200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