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권무심재

探梅行 / 이형권

나무향(그린) 2017. 8. 31. 19:49

 

    探梅行 / 이형권

    옛사람이 말했다.
    봄을 찾는다고 동쪽으로 가지 마라.
    서쪽 뜰에 매화가
    이미 찬 바람속에 피어 있다.

    어리석은 사람 다시 길을 떠난다.
    매화꽃 향기 아득하여
    천리밖 남쪽으로
    마음이 먼저 떠돌아 흐르다.

    산골짜기 오두막은 인적이 없고
    처마밑 남포등도 뒤란 장작더미도
    철쭉나무도 여윈 매화나무 가지도
    老長의 숨결 가득하다.

    분분이 나리는 눈속에서
    동백꽃 한 송이 매화꽃 한 송이
    어루만지며 가시던 길
    덧없는 봄날이었다.

    시린 하늘가에 초발심처럼 피는 꽃
    무르익지 않은 시절의 노래가
    온 산하에 봄볕으로 피어날 때
    꽃 속에 길을 묻는다.

    세상은 어찌하여 이리 시비가 많은가.
    세상은 어찌하여 이리 분별이 많은가.
    세상은 어찌하여 이리 번뇌가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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