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깔보고 가르치지 않는 과보
옛날 다마라국 성 밖에 절이 있었다. 거기에선 5백 명의 사문(출신 성분에 관계없이 출가해 수행하는 사람)들이 경전을 읽으면서 도를 닦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한 늙은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을 마하로라고 했다. 마하로는 너무 어리석고 둔해 5백 명의 사문들이 돌아가면서 가르쳤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한 구절의 게송도 외우지 못했다. 사문들은 그를 업신여겨 같이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다. 대중이 마을로 걸식하러 나갈 때도 그는 절을 지키면서 청소나 했다.
어느 날 다마라의 왕이 사문들을 왕궁으로 초청해 공양을 올렸다. 그대도 마하로 비구만은 거기에 끼지 못하고 절에 남았다. 그는 홀로 남아 탄식했다.
'나는 세속을 등지고 출가 사문이 되었으면서도 이렇게 우둔해 게송 한 마디도 외우지 못한다. 남의 천대나 받으며 살아서 무엇하랴.'
그는 밧줄을 가지고 큰 나무 밑으로 가서 목을 매어 자살하려 했다.
부처님은 이때 혜안으로 살피시고 그의 앞에 나타나 말씀하셨다.
"비구여, 어째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가?"
마하로는 부끄러워하면서 부처님에게 마음속의 괴로움을 털어놓았다.
부처님은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짓 하지 말고 그대는 내 말을 먼저 들으라. 지난 세상 카샤파 부처님 때 너는 삼장三藏(경經과 율律과 논論)에 통달한 사문이 되어 문하에 5백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런데 스스로 지혜가 뛰어나다고 자만하고 남을 업신여긴 나머지 경전의 이치를 조금도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죗값을 받아 그 후부터는 태어날 때마다 감각기관이 우둔하게 되었느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을 읊으셨다.
사람이 제 몸을 사랑하거든
마땅히 자신을 보호하라
지혜를 구해 가지려거든
바른 법을 배우되 쉬지 말라
무엇보다 자신이 으뜸이니
항상 스스로 힘써 배우고
남을 가르쳐 이롭게 하되
게으르지 않으면 지혜 얻으리
먼저 자신이 다스리기를 배우고
다음은 남을 바르게 가르치라
자신을 다스려 지혜 얻으면
반드시 훌륭한 스승 되리니
먼저 자신을 이롭게 못하고
어떻게 남을 이롭게 하랴
마음이 고르고 행동이 바르면
그 어떤 소원인들 못 이루랴
원래 내 마음으로 지은 업이라
뒤에 가서 저절로 그 갚음 받는다
악을 행해 제 몸 부수는 것
금강석이 보석을 뚫는 것 같네
마하로는 이 게송을 듣고 크게 뉘우쳤다. 간절한 마음으로 게송의 이치를 생각하면서 선정에 들었다가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 <법구비유경> 애신품愛身品
아는 것 없이는 남을 가르치지 말라는 교훈이 있는가 하면, 알고도 남에게 알려 주지 않으면 큰 죄가 된다고 했다. 즉, 법을 가르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스승에게 배운 것은 남에게 일러 줌으로써 배움의 뜻을 널리 펴는 것이고, 또한 이것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다.
불교 경전들은 자신의 허물로 말미암아 과보를 받았을지라도 그 허물을 뉘우치고 부지런히 정진하면 봉래의 자신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한결같이 강조한다. 그러니 수행이란 끝없는 자기 개조의 길이며, 해탈은 즐거운 자기 변혁의 상태를 말한다. .........................................................P133~134~135~136~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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