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3] 기도·1

나무향(그린) 2013. 7. 20. 05:12
기도·1 - 서정주

 

저는 시방 꼭 텅 빈 항아리 같기도 하고,

또 텅 빈 들녘 같기도 합니다.

 

하늘이여 한동안 더 모진 광풍을 제 안에 두시든지,

날으는 몇마리의 나비를 두시든지,

반즘 물이 담긴 도가니와 같이 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소서.

 

시방 제 속은 꼭 많은 꽃과 향기들이 담겼다가 비어진 항아리와 같습니다........................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