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77) 벗에게 3

나무향(그린) 2012. 8. 2. 06:13
벗에게 3 - 이해인

 

내가 죽더라도

너는 죽지 않으면 좋겠다

꼭 죽어야 한다면

내가 먼저 죽었으면 좋겠다

 

아니,더 솔직히 말하면

같은 날 같은 시에 죽었으면 좋겠다

 

이 또한

터무니없는 욕심이라고

너는 담담히 말을 할까

 

우정보다 더 길고 깊은

하나의 눈부신 강이 있다면

그 강에 너를 세우겠다

 

사랑보다 더 높고 푸른

하나의 신령한 산이 있다면

그 강에 너를 세우겠다

 

내게 처음으로

하늘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내 목숨보다

귀한 벗이여................................................P146-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