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76) 벗에게 2

나무향(그린) 2012. 8. 1. 07:40
벗에게 2-이해인

 

내가 누군지

벗이여

오늘은 그대에게 묻고 싶다

 

잠에서 깨어나

거울 앞에서 바라보는

낯선 얼굴의 나

 

밤길을 걷다

나를 따라붙는

나보다 큰

나의 검은 그림자가

두렵고 낯설었다

 

이젠 내가

나와 친해질 나이도 되었는데

갈수록 나에게서 멀어지는 슬픔

 

나를 찾지 못한 부끄러움에

오늘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내게

 

벗이여

무슨 말이라도 해다오................................... P 144-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