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동자꽃

나무향(그린) 2012. 7. 16. 07:24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동자꽃

 

깊은 산 낡고 작은 절

큰스님과 어린 동자 둘 살았는데

가난한 절 살림 빤하지

겨울 양식 시주 얻으러

큰스님 산을 내려간 뒤

큰눈에 길이 막혀 스님 못 오시고

 

일곱살 어린 동자 기다리다 굶어죽어

묻힌 곳에 주홍색 꽃이 피었다는데

천지개벽하는 이십세기 지금

시주 얻으러 갈 필요도 없고

눈에 신작로 막힐 리도 없는데

 

아직도 동자꽃 산속에 피어

큰스님 오시기를 기다린다

왜 아니 오실까

무엇에 막히셨나.................................................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