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38) 앞치마를 입으세요

나무향(그린) 2011. 9. 2. 08:44

앞치마를 입으세요 - 이해인 수녀님

 

삶이 지루하거든

앞치마를 입으세요

 

꽃밭에 물을 줄 땐

꽃무늬 잎치마를

 

부엌에서 일을 할 땐

줄무늬의 앞치마를

 

청소하고 빨래할 땐

물방울 무늬의 앞치마를

입어보세요

 

흙냄새 비누냄새 반찬냄새

그대의 땀냄새를 풍기며

앞치마는 속삭일 거예요

 

그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금 더 기쁘게

움직여 보라고

 

앞치마는 그대 앞에서

끊임없이 꿈을 꾸며

희망을 재촉하는

친구가 될 거예요

 

때로는

하늘과 구름도

담아줄 거예요..................P7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