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25) 어느 꽃에게 / 이해인 수녀님 계단오르기-3

나무향(그린) 2011. 7. 1. 04:36

어느 꽃에게 - 이해인

 

넌 왜

나만 보면

기침을 하니?

꼭 한마디 하고 싶어하니?

 

속으로 아픈 만큼

고운 빛깔을 내고

남 모르게 아픈 만큼

사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오늘도 나에게 말하려구?

 

밤낮의 아픔들이 모여

꽃나무를 키우듯

크고 작은 아픔들이 모여

더욱 향기로운 삶을 이루는 거라고

또 그 말 하려구?............................................p53

 

 ▽ 이해인 수녀님 계단오르기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처음으로 중학 입시 무시험 제도가 생겼고 나는 학과 성적이 꽤 좋은 편이었는 데도 경기, 이화, 숙명을 가지 못하고 담임 선생이 써 주는대로 풍문여중에 안정적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입학식 날 만나 계속 친하게 된 벗들 중엔 후에 가수 박인희가 있고 그 후에 친하게 된 친구 중엔 지금 'fine'이라는 화랑을 운영하는 김혜숙, 독일에서 사는 윤광순 등이 있다.

영어담당 안오신 선생님이 수업시간 틈틈이 읽어주던 신지식의 <감이 익을 무렵>




<하얀 길>은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갈망을 심어 주었고 문예반에서 임영무 선생님을 만나 많은 격려와 인정을 받게 되었다.

제일 처음으로 써서 교지에 실린 시가 '들국화' 라는 시였는데 중학교 소녀의 사색 치곤 제법 잘 익은 시 같아서 나는 근래의 시집에도 넣어 두었다.

나의 중학교 시절이 나에게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게 해 주었음을 늘 감사히 여긴다. 얼마전 LA에 출장갔을 때 풍문여중 졸업 앨범까지 들고 나와서 우리의 옛모습을 확인시키며 즐거워하던 친구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