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12) 추억 일기-2 -¹

나무향(그린) 2011. 6. 24. 05:29

추억 일기-2 -¹ - 이해인

 

"넌 그때 왜 그랬니?

온 식구가 찾아 헤맨 끝에 보니

어느 골방에서 배시시 웃으며

걸어 나오더구나. 쬐끄만 애가 말이야"

 

어린 시절

함께 지내던 고모님이

어느 날 불쑥 전지신 이야기 속으로

문득 걸어 나오는 다섯 살짜리 아이

 

조그만 크기의 라디오 하나 들고

아무도 없는 구석방에 들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원리를 캐내려고

꽤나 고민했다

작은 라디오 안에

어떻게 큰 사람이 들어가서

말을 하고 있는지

하도 신기하고 경이로워서

밥도 굶고 앉아 있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p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