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12) 추억 일기-1

나무향(그린) 2011. 6. 23. 05:58

추억 일기(1) - 이해인

 

"엄마, 나야, 문 열어줘"

어느날 해질녘

수녀원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녀의 고운 목소리

 

그 옛날

골목길에 들어서면

파란 대문 앞에서

내가 했던 그 소리

 

어둠 속의 그 말이

하도 정겨워서

울컥 치미는 그리움

 

어린 시절 동무들은

엄마를 거쳐

이젠 할머니도 되었는데

 

난 한평생

누구에게도 엄마 한 번 되지 못하고

철없는 아이로만 살았구나

 

어린 꽃에게 나무에게라도

가만히 엄마라고 불러달라까?

 

감옥에서 나더러

엄마가 되어 달라는 소년의 글엔

아직 답을 못하겠다..........................................p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