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곡은 용량이 정해져 있는데,
먼저 먼지와 흙으로 채운다면 아름다운 곡식을 담을 수 없다.
斗斛之量受有多少 先之以塵土之實 則嘉穀爲之不容也
- 이익(李瀷) 〈권수보를 전송하는 서문[送權秀甫穎序]〉중에서 《성호집(星湖集)》
<해설>
위 글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익(1681~1763)이 후배인 권영(權穎)을 전송하면서 써준 글로, 지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경계한 것입니다.
성호는 자신이 한때 학문을 널리 한답시고 잡설, 패기(稗記) 등을 가리지 않고 많이 얻는 데에 몰두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나이가 든 뒤에야 전현(前賢)들의 글을 고심해서 읽게 되었는데, 하루가 안 되어 다 잊어먹기 일쑤였습니다.
그 이유를 성호는, 과거에 마음을 두었던 잡다한 지식이 마치 밭에 씨를 뿌려 놓은 것처럼 좀체 없어지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였습니다. 사람의 타고난 자질도 두곡처럼 정해진 용량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신과 같은 우를 범하지 말고, ‘속이 비어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유념하기를 후배에게 조언한 것입니다.
옮긴이 / 오세옥(한국고전번역원)
△ 경상북도 기념물 제110호 - 예천 죽림리 향나무
-향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을 비롯해 울릉도와 일본 등에 분포하고 있으며, 상나무·노송나무로도 불린다. 이 나무는 강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제사 때 향을 피우는 용도로도 쓰이며 정원수·공원수로 많이 심는다.
예천 죽림리 향나무의 나이는 3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10m, 둘레 0.6m로 울향(鬱香)나무라고 불리고 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권오상이라는 사람이 울릉도로 유배당했다가 돌아올 때 가지고 온 향나무로 이 마을을 개척할 때 연못가에 심었다고 해서 울향나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예천 죽림리 향나무는 오랜 세월 대수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지내온 나무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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