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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주인 노릇을 하면 - 이천보고가 (경기)

나무향(그린) 2011. 2. 5. 20:24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하면 집이 광채가 나고
주인이 주인 노릇을 못하면 집이 잡초로 덮인다네

主而爲主 光生門戶 主而失主 茅塞堂宇

- 성여신(成汝信) <성성재잠(惺惺齋箴)>《부사집(浮査集)》

<해설>
위 글은 조선 중기의 문인 성여신(1546~1632)이 아들의 나태함을 일깨우기 위해 지어준 잠(箴)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성여신은 아들이 기상도 있고 국량도 커서 제법 큰 인물이 될 그릇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의지가 약해지고 기운이 빠지더니만 어느덧 게으름뱅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썩은 나무에는 아무것도 새길 수 없다고 성인도 말씀하셨으니,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아들이 공부에 정진하겠다는 뜻을 아버지에게 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여신은 너무 기뻐서 아들에게 시문을 지을 공책을 만들어 주고 <성성재사고(惺惺齋私蒿)>라고 책제를 달아주고는 위와 같은 잠을 지어 면려하였다고 합니다.

이 잠에서 말한 주인은 바로 마음과 경(敬)입니다. 마음은 몸의 주인이고 경은 마음의 주인입니다. 몸과 마음에 주인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모든 일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의 자리를 지키는 방도는 오직 ‘정신이 항상 맑게 깨어 있는 것[惺惺]’이라고 성여신은 강조하였습니다.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실로 나태함을 고치는 약이라고 본 것입니다.

옮긴이 / 오세옥(한국고전번역원)

                                                      △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55호 - 이천보고가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을 지낸 진암 이천보(1698∼1761)가 살았던 집이다. 당시 건물은 모두 소실되고 현재 있는 건물은 고종 4년(1867)에 다시 세운 것이다. 한국전쟁으로 안채는 모두 불에 타 버렸고 지금은 사랑채와 행랑채만 남아 있다.

사랑채는 一자형 건물로 앞면 6칸·옆면 1칸 반 규모이다. 왼쪽에 누마루를 두고 방·대청·방·부엌 순으로 이어져 있다. 누마루쪽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고 부엌쪽은 옆면 지붕선이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다. 기단과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은 이천보가 살았던 당시의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