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대 / 이형권
쓸쓸하고나
내 마음은 언제나 해지는 등대 밑을 떠돌았으니
그대 먼 곳으로 떠나갔을지라도
옛 생각에 슬며시 그리워지거들랑
저물어 가는 등대 아래
쓸쓸한 바람 속으로 돌아와 주오.
무정하였을지라도
그대 마음에 몹시 아픈 상처가 되었을지라도
내가 머물던 자리는
언제나 해지는 바닷가의 쓸쓸한 언덕
어둠 속에 홀로 선 등대와 같았으니
아무런 말도 없이 그곳으로 와 주오.
먼 훗날 우리의 사랑이 아주 잊혀졌을지라도
쓸쓸한 바닷가에 홀로 선 등대가 있거들랑
경쾌하면서도 슬픔이 배인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주오.
어둠 속에 보이지 않는 눈물이 되어
나는 그대의 옷섶에 부서지리니
검고 푸른 바다의 눈빛은
그 옛날 내 가슴속에 타오르던
뜨거웠던 사랑이라 기억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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