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권무심재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35) 달밤에

나무향(그린) 2017. 12. 29. 07:21

 

달밤에 / 이형권

 

 

처음부터 예고된 길은 없습니다.

 

바람에 흩어진 꽃씨처럼

서로의 영토는 달랐지만

모두가 운명 같은 길을 따라서 흘러갑니다.

 

푸른 달빛을 받고 날아가는 기러기 떼처럼

허공에 흩어진 그 길을 따라서

우리는 지금 이 곳까지 와 있습니다.

 

돌아보면 얼마나 눈물겨운 길이었습니까.

돌아보면 얼마나 사랑스런 길이었습니까.

 

푸른 달빛 받고 날아가는 기러기 떼처럼

그대와 나

돌아보면 얼마나 아득한 길이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