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보상은 스스로 불러들인다
슈라바스티의 프라세나지트 왕이 낮잠을 자다가 두 내관이 서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왕을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네.”
이 말에 다른 내관이 말했다.
“나는 의지하는 데가 없어. 내 업력으로 살아가는 거지 뭐.”
왕은 이 말을 듣고 왕을 의지해 살아간다는 쪽에 정이 쏠렸으므로, 그에게 상을 주려고 당직을 보내어 왕비에게 미리 알려 두었다.
“내가 곧 내관 한 사람을 보낼 테니 그에게 돈과 의복과 패물을 두둑이 주어 보내시오.”
이윽고 왕은 그 내관을 불러 자신이 마시다 남긴 술을 왕비에게 갖다 드리라고 했다. 그때 그가 술을 가지고 문을 나서려고 하자, 코에서 주르르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곧 동료 내관에게 심부름을 대신 해 달라고 부탁했다. 왕비는 술을 가져온 그 동료 내관에게 왕의 분부대로 재물을 두둑이 주어 보냈다. <잡보장경> 제2권
이 설화는“이와 같이 선악의 보상은 그 행업(行業)이 불러들이는 것이지 하늘이나 왕이 주는 것은 아니다.” 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고 있다. 우리 속담에‘콩 심은 데 콩 나고…….’, ‘아니 땐 굴뚝에…….’ 등등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이 많은 걸 보면, 과거 우리 선인들의 의식 속에는 인과관계를 믿는 농도가 자못 짙었을 것 같다. 이런 질서를 확신한다면 오늘날과 같은 불의나 부도덕한 짓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법정스님 '인연이야기'>........................P 262~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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