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황혼 - 서정주
새우마냥 허리 오그리고
뉘엿뉘엿 저무는 황혼을
언덕 넘어 딸네집에 가듯이
나도 이제 잠이나 들까.
굽이굽은 등 굽은
근심의 언덕 넘어
골골이 뻗히는 시름의 잔주름뿐,
저승에 갈 노자도 내겐 없으니
소태같이 쓴 가문 날들을
역구 풀 밑 대어 오던
내 사랑의 보 또랑물
인제는 제대로 흘러라 내버려 두고
으시시한 깔리는 머언 산 그리매
홑이불처럼 말아서 덮고
엇비슷이 비껴 누워
나도 인제는 잠이나 들까. .......................................p74
'▒▒▒마음의산책 ▒ > 미당 서정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마재로 돌아가다 - [51] 봄 볕 (0) | 2013.09.04 |
---|---|
질마재로 돌아가다 - [50] 선운사 동구洞口 (0) | 2013.09.03 |
질마재로 돌아가다 - [48] 눈 오시는 날 (0) | 2013.09.01 |
질마재로 돌아가다 - [47] 내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0) | 2013.08.31 |
질마재로 돌아가다 - [46] 영원은 (0) | 2013.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