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48] 눈 오시는 날

나무향(그린) 2013. 9. 1. 05:09

눈 오시는 날 - 서정주

 

내 연인은 잠든 지 오래다.

아마 한 천년쯤 전에······.

 

그는 어디에서 자고 있는지,

그 꿈의 빛만을 나한테 보낸다.

 

분홍, 분홍, 연분홍, 분홍,

그 봄꿈의 진달래꽃 빛깔들.

 

그리고 인제는 눈이 오누나······.

눈은 와서 내려 쌓이고,

우리는 저마다 뿔뿔이 혼자인데

 

아 내 곁에 누워 있는 여자여,

네 손톱 속에 떠오르는 초생달에

내 연인의 꿈은 또 한번 비친다.  .......................................P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