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너는인생- 할미꽃
진관 모래둥 천석지기 박씨 장녀
새고개 넘어 이십여리 먹골로 시집왔네
먹골 부자 김씨, 세째 아들에겐
금간 방구리 이빠진 보시기
바라기에 수저 두벌
겉보리 닷말에 잘 살거라
왜풀떼기 쪽져 팔고
긁쟁이, 곷솎기, 봉지씌우기, 배따기
드난살이 광주리 장사라도
내 허리띠 옭매고 물배 채우면
알토란 다섯자식 언제나 배불릴꼬
사십년 땅강아지 하늘이 도와
천만금 거머쥔 부자 되었으나
모자라진 몸, 잦아진 기력
주변은 없어지고 구박만 늘어
칠십 넘어 가출은 무엇이라 칭하랴
갈 곳은 많은데 오라는 데는 없고
허덕이는 딸집들을 바장이다가
한조각 흰구름 새고개에 걸려 쉴 때
더 숙일 수 없는 허리 ㅡ ㅡ 이젠 쉬리라
붉은 정열 노란 꿈을 모두 떨치고
흰머리칼 풀어헤쳐야 비로소 퍼지는 허리
살아서는 풀 수 없는 운명
내 먼저 가리니
너희도 곧 뒤따라 올거다....................................P120-121
▲ 노랑할미꽃 ▼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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