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질경이
지나는 이마다 무심코 밟은 자리에
버티며 돋아난 질경이
밟힐 때마다 땅을 어루만지며
억세게 키워온 널푸른 잎사귀
땡볕과 폭풍우를 마다않는 너는
프리지아나 물망초의
사치한 멋이나 연약함이 싫어
가장 작은 흰 꽃들로
하늘을 향해 기도 드린다
"나의 모든 것을 도구로 써 주소서"
어린 잎으로 허기진 속을 채워주고
낮은 자세로 메마른 땅을 걸구며
들풀로 생명의 보람을 다 사루고
마지막 바램으로 많은 씨를 영글어
병든 속을 달래주는 약까지 되는구나..................P71
△ 풀꽃 / 김종태
어느 한사람
삶이 외롭거나 지치거나 힘들때
우리의 산하를 다니며
우리의 풀꽃들을 보라
바로 거기에서
우리의 살아온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살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살아가야 할 존재 이유를
알수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가 풀이요,
우리의 희망이 풀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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