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달맞이꽃

나무향(그린) 2011. 9. 8. 06:04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달맞이꽃

 

작년 가을

님의 옷깃 스쳤을 때

씨 떨어졌어요

 

한 뼘도 못자라

서리가 왔어요

그 추운 겨울

님을 향한 그리움을 꼬아

끊기지 않는 실을 찾았어요

 

여린 가슴 얼어 터져

피로 물든 잎사귀들

한장한장 모아

꽃방석을 만들었어요

 

엄동설한 찾아 오시면

님께 내밀 꽃방석이지요

봄에는 얼어서 못오신댔어요

 

즐거이 기다리며 커만 갔지요

여름이니 낮엔 바빠서 못오신대나요?

뉜들 밝은 대낮이 싫어

어스름 밤에만 꽃피겠어요

 

긴 긴 여름날

어느날 밤 찾으실 줄 몰라

"저 여기 있어요" 하고

석달 열흘 쉬지 않고 꽃피웠지만

바람은 모두 지나가다 비켜 갔고

벌나비는 날아오다 위로 도망쳤어요............P62-63

 

  △ 풀꽃 / 김종태

 

  어느 한사람

  삶이 외롭거나 지치거나 힘들때

  우리의 산하를 다니며

  우리의 풀꽃들을 보라

  바로 거기에서

  우리의 살아온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살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살아가야 할 존재 이유를

  알수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가 풀이요,

  우리의 희망이 풀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