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 할미꽃

나무향(그린) 2011. 3. 10. 08:02

할미꽃 / 이해인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번 보지 않고

자줏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오래

혼자서 기도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

 

  P4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