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일기 1
나는 가끔
꿈길에서
어린 소녀가 된다
↑닥나무
낯설면서도 낯익은
또 하나의 나를 본다
↑귀룽나무
엄마가 지어준
노란 원피스를 입고
나비처럼 춤을 추거나
엄마가 수 놓아준
푸른 헝겊 가방에
책과 공책을 잔뜩 넣고
학교 길을 걸으며
지각할까 마음 조이는
콩새 가슴의 학생이 된다
↑감나무 ♀
얘, 넌 이 다음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내게 묻는 나무들에게
아직은 몰라, 천천히 생각해야 돼
새침을 떨며 조용히 걸어가는 나
↑개비자나무
아직 어른으로 깨어나지 못하고
꿈 속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어린 날의 추억과 뒹구는
작은 인형이 된다. 나는
↑해당화
-꿈일기 2
목마른 이들에게
물 한 잔씩 건네다가
꿈이 깨었습니다
↑고욤나무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서양측백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다시
사랑해야겠습니다
↑꽃아카시ㆍ수피
누구에게나
물 한 잔 건네는
그런 마음으로
목마른 마음으로……
↑여주
꿈에서
나는 때로
천사이지만
꿈을 깨면
자신의 목마름도
달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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