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유난히 빛나는 새벽별 몇 개가 손에 잡힐 듯이 떠 있곤 했다.
밤에 보는 별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새벽별.
↑061217 새벽 눈꽃
훤히 깨어 있는 그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남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고요히 빛을 밝혀주는 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제자리에 머물다가 고요히 사라지는 별, 어쩌면 참 기도자의 모습도 별과 같은 것이 아닐까. 오랜 세월 동안 나를 위해 기도해준 이들의 모습도 하늘에 떠 있었다.
↑061217 새벽 달리는 차안에서 본 풍경
늘 사랑의 빚을 많이 지고 사는 나는 별을 보며 다짐하였다. 더 많이 감사하기 위해 기도하자.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기도하자. 이제 무엇을 자꾸 달라고 보채기만 하는 기도는 그만하자고 마음먹었다.
↑푸른구상나무
늘 바쁜 것을 핑계로 기도를 소홀히 한 내 모습을 제일 먼저 새벽별에게 들킨 것 같아 부끄럽던 날. '삶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자유시간'이라고 말한 피에르 신부의 말을 새해의 화두로 삼고 싶어 향기나는 새 노트에 적었다.
↑붉은구상나무
나를 사로잡은 한 위대한 영혼, '새벽별을 닮은 사람'인 피에를 신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헌신하면서도 웃음과 유머,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았기에 더욱 매력 있어 보인다.
↑구상나무
'모든 사람을 항상 사랑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시도만으로 이미 천국을 향해 걷고 있는 것이다'라고 한 그의 말에 용기를 얻으며 나도 새벽별이 되는 꿈을 꾼다.
-이해인 수녀님 산문집 <기쁨이 열리는 창> '새벽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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