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 백석 통영(統營) / 백석 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울며 나리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 갓 나는 고당은 가깝기도 하다 바람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2.17
함주시초 -노루 / 백석 함주시초2 / 백석 -노루 – 함주시초2 장진(長津) 땅이 지붕넘어 넘석하는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차떡이 흔한데다 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산골사람은 막베 등거리 막베 잠방등에를 입고 노루새끼를 닮었다 노루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2.12
함주시초 - 북관 / 백석 함주시초咸州詩抄 / 백석 -북관(北關) – 함주시초1- 명태(明太)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女眞)의 살냄새를 맡는다 얼근한 ..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30
적경 / 백석 적경 / 백석 신살구를 잘도 먹드니 눈오는 아츰 나 어린 안해는 첫아들을 낳었다 人家 멀은 山 중에 까치는 배나무에서 즞는다 컴컴한 부엌에서는 늙은 홀아비의 시아부지가 미역국을 끓인다 그 마을의 외따른 집에서도 산국을 끓인다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27
가즈랑집 / 백석 가즈랑집 / 백석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山)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짐승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짐승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춘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25
수라 / 백석 수라 / 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25
백화 / 백석 백화 / 백석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24
절망 / 백석 절망 / 백석 북관의 계집은 튼튼하다 북관의 계집은 아름답다 아름답고 튼튼한 계집은 있어서 흰 저고리에 붉은 깃동을 달어 검정치마에 받혀입은 것은 나의 꼭 하나 즐거운 꿈이 였드니 어늬 아츰 계집은 머리에 무거운 동이를 이고 손에 어린것의 손을 끌고 가펴로운 언덕길을 숨이차..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24
연자간 / 백석 연자간 / 백석 달빛도 거지도 도적개도 모다 즐겁다 풍구재도 얼럭소도 쇠드랑볕도 모다 즐겁다 도적괭이 새끼락이 나고 살진 쪽제비 트는 기지개에 길고 홰냥닭은 알을 낳고 소리치고 강아지는 겨를 먹고 오줌 싸고 개들은 게모이고 쌈지거리하고 놓여난 도야지 둥구재벼 오고 송아지 ..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9.11.23
모닥불 / 백석 모닥불 / 백석 새끼 오리도 헌 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 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헌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 ▒▒▒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2007.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