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권무심재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8) 여차리

나무향(그린) 2017. 12. 2. 12:14

여차리

 

그대 여차리*에 가거든 전해주오

부는 바람

구르는 몽돌 밭에

어깨를 스치는 쓸쓸함이 있거든

나직이 일러 주오

 

새벽 바다

어구漁具를 들고 바다로 가는 어부에게도

갯마을 횟집 객창에 어리는

저녁 불빛에게도

 

그대 여차리에 가거든 전해 주오

언덕을 넘어 홍포로 가던 길

동백 숲에 울던 곤줄배기에게도

노을 속에 잠기는 외딴섬

그 망망한 그리움에게도

 

절벽을 휩쓸고 가는 사랑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던 날

그날의 쓸쓸함을

말하지 못하였으니

애태우며 걸었던 해변의 끝자락

그대 여차리에 가거든 전해 주오

                                                                                                                                              *여차리 : 경남 거제시 남부면 마지막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