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추산 모정탑 / 이형권
강릉과 정선 경계에 노추산이 있다.
공자의 노나라와 맹자의 추나라와 같다고
이름붙인 산
율곡은 노추산 오장폭포 위에서 공부하여
아홉 번을 장원급제하였다고
돌비석에 새겨두었다,
닭목령 넘어 아우라지로 가는 길에 노추산이 있다.
스물셋에 강릉으로 시집 온 서울 처녀
마흔넷의 어머니가 되어 두 아들을 잃고
이 산중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우환이 사라진다는
산신령님 꿈을 꾸고
26년 동안 혼자서 돌탑을 쌓았다.
구비전승의 민담이 아니라
1986년부터 2011년까지 노추산에 있었던 이야기
정신이 오락가락 하던 남편은
강릉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식량을 날랐고
감복한 산꾼들도 함께 탑을 쌓았으니
어미의 한이 모여서 노추산의 전설이 되었다.
감자꽃이 피고 패장초가 지고
산사나무에 열매가 붉게 익어가듯이
눈물로 쌓아올린 돌탑 3000개
아무 일도 없듯 송천은 흐르고
바람은 배나들이를 스쳐가지만
모정의 세월은 오늘도 돌탑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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