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32] 이누이트 족의 노래

나무향(그린) 2014. 1. 24. 08:25

이누이트 족의 노래

 

새벽이 밝아 오고 태양이 하늘의 지붕 위로 올라올 때면

내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겨울에 인생은 경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었습니까.

 

아니오, 나는 신발과 바닥창에 쓸 가죽을 구하느라

늘 노심초사했습니다.

어쩌다 우리 모두가 사용할 만큼 가죽이 넉넉하다 해도

그렇습니다. 나는 늘 걱정을 안고 살았습니다.

 

여름에 인생은 경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름이 나를 행복하게 했습니까.

 

아니오, 나는 순록 가죽과 바닥에 깔 모피를 구하느라

늘 조바심쳤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늘 걱정을 안고 살았습니다.

 

빙판 위의 고기잡는 구멍 옆에 서 있을 때

인생은 경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기잡이 구멍 옆에서 기다리며 나는 행복했습니까.

 

아니오, 물고기가 잡히지 않을까봐

나는 늘 내 약한 낚시 바늘을 염려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늘 걱정을 안고 살았습니다.

 

잔칫집에서 춤을 출 때 인생은 경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춤을 춘다고 해서 내가 더 행복했습니까.

 

아니오, 나는 내 노래를 잊어버릴가봐

늘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늘 걱정을 안고 살았습니다.

 

내게 말해 주세요. 인생이 정말 경이로 가득 차 있는지.

그래도 내 가슴은 아직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새벽이 밝아오고 태양이 하늘의 지붕 위로 올라올 때면.

                                            ㅡ이누이트 족 코퍼 지파의 전통적인 노래................P6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