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40] 한란계(寒暖計)

나무향(그린) 2013. 12. 10. 05:44

 한란계(寒暖計)- 윤동주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란계

문득 들여다 볼 수 있는 운명(運命)한

오척육촌(五尺六寸) 의 가는 수은주(水銀柱),

마음은 유리관(琉璃管) 보다 맑소이다.

 

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與論動物),

가끔 분수같은 냉(冷)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

 

영하(零下)로 손가락질할 수돌네 방처럼

추운 겨울보다

해바라기 만발한 팔월 교정이 이상(理想)곱소이다.

피끓는 그날이ㅡ 

 

어제는 막 소나기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

 

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ㅡ

이렇게 가만 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ㅡ

 

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

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

역사같은 포지션을 지켜봅니다. ...................................................P6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