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란계(寒暖計)- 윤동주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란계
문득 들여다 볼 수 있는 운명(運命)한
오척육촌(五尺六寸) 의 가는 수은주(水銀柱),
마음은 유리관(琉璃管) 보다 맑소이다.
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與論動物),
가끔 분수같은 냉(冷)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
영하(零下)로 손가락질할 수돌네 방처럼
추운 겨울보다
해바라기 만발한 팔월 교정이 이상(理想)곱소이다.
피끓는 그날이ㅡ
어제는 막 소나기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
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ㅡ
이렇게 가만 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ㅡ
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
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
역사같은 포지션을 지켜봅니다. ...................................................P61~62
'▒▒▒마음의산책 ▒ > 혜환 윤동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42] 고추밭 (0) | 2013.12.12 |
|---|---|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41] 무얼 먹고 사나 (0) | 2013.12.11 |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9] 산상(山上) (0) | 2013.12.09 |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8] 비둘기 (0) | 2013.12.08 |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7] 내일은 없다 (0) | 2013.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