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 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P20
'▒▒▒마음의산책 ▒ > 혜환 윤동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10] 눈 오는 지도 (0) | 2013.11.10 |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9] 십자가 (0) | 2013.11.09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7] 또 태초의 아침 (0) | 2013.11.07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6] 태초의 아침 (0) | 2013.11.06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5] 눈 감고 산다 (0) | 2013.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