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8) 나무책상

나무향(그린) 2011. 6. 15. 07:44

나무책상 - 이해인

 

숲의 향기 가득 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편히 엎디어 공상도 하고

나무 냄새 나는 종이를 꺼내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쓰고

시의 꽃을 피우면서

선뜻 나를 내려놓아도 좋을

부담 없는 친구 같은 책상을

곁에 두고 싶다

 

동서남북 네 귀퉁이엔

비밀스런 꿈도 심어야지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살작 웃어보는 나를

어진 마음으로 받아주는 그

 

평범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깊이로

나를 제자리에 앉히는

향기로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p23

 

 -이해인(李海仁)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녀 시인.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 영문학과와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로 봉직중이다.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Olivetan Benedictine Sisters)소속으로 1968년에 첫 서원을, 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다. 1970년 『소년』지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래 8권의 시집, 7권의 수필집, 7권의 번역집을 펴냈고 그의 책은 모두가 스테디셀러로 종파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초·중·고 교과서에도 여러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성동아대상, 새싹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올림예술대상 가곡작시상, 천상병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