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꽃병의 말 (2) - 이해인 수녀님
꽃이여
어서 와서
한 송이의 사랑으로
머물러 다오
비어 있음으로
종일토록 너를 그리워할 수 있고
비어 있음으로
너를 안아 볼 수 있는 기쁨에
목이 쉬도록
노래를 부르고 싶은 나
닦을수록 더 빛나는
고독으; 단추를 흰 옷에 달며
지금은 창 밖의
바람소릴 듣고 싶다
너를 만나기도 전에
어느새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오후의 나에게
꽃이여
어서 와서
한 송이의 이별로 꽂혀 다오
p 19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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