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 빈 꽃병의 말 (2)...끝

나무향(그린) 2011. 6. 7. 05:24

빈 꽃병의 말 (2) - 이해인 수녀님

 

꽃이여

어서 와서

한 송이의 사랑으로

머물러 다오

 

비어 있음으로

종일토록 너를 그리워할 수 있고

비어 있음으로

너를 안아 볼 수 있는 기쁨에

목이 쉬도록

노래를 부르고 싶은 나

 

닦을수록 더 빛나는

고독으; 단추를 흰 옷에 달며

지금은 창 밖의

바람소릴 듣고 싶다

 

너를 만나기도 전에

어느새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오후의 나에게

꽃이여

어서 와서

한 송이의 이별로 꽂혀 다오

 

  p 194-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