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꽃병의 말 (1) - 이해인 수녀님
꽃들을 다 보낸 뒤
그늘진 한 모퉁이에서
말을 잃었다
꽃과 더불어 화려했던
어제의 기억을 가라앚히며
기도의 진주 한 알
입에 물고 섰다
하얀 맨발로 섰다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가슴에
고독으로 불을 켜는
나의 의지
누구에게도 문 닫는 일 없이
기다림에 눈 뜨고 산다
희망의 잎새 하나
끝내 피워 물고 싶다
p19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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