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 빈 꽃병의 말 (1)

나무향(그린) 2011. 6. 6. 05:17

빈 꽃병의 말 (1) - 이해인 수녀님

 

꽃들을 다 보낸 뒤

그늘진 한 모퉁이에서

말을 잃었다

 

꽃과 더불어 화려했던

어제의 기억을 가라앚히며

기도의 진주 한 알

입에 물고 섰다

하얀 맨발로 섰다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가슴에

고독으로 불을 켜는

나의 의지

 

누구에게도 문 닫는 일 없이

기다림에 눈 뜨고 산다

희망의 잎새 하나

끝내 피워 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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