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나무향(그린) 2007. 5. 29. 08:48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포근한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쩐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다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건만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 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던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도 살뜰하던 동무가 나를 버린 일을 생각한다

 

또 내가 아는 그 몸이 성하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즐거이 술을 먹으러 다닐 것과

내 손에는 新刊書 하나도 없는 것과

그리고 그 <아서라 世上事>라도 들을

유성기도 없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 눈가를 내 가슴가를

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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