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비로소
↑뇌성목
큰 숲을 이루게 될 묘목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갓 태어난 어린 새들
↑후박나무
어른이 되기엔 아직도 먼
눈이 맑은 어린이
한 편의 시가 되기 위해
↑으름덩굴
내 안에
민들레 처럼 날아다니는
조그만 이야기들
더 높은 사랑에 이르기 위해선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조그만 슬픔과 괴로움
↑비파나무
목표에 도달하기 전
완성되기 이전의 작은 것들은
늘 순수하고 겸허해서
마음이 끌리는 걸까
↑털조장나무
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것들의
숨은 힘을 사랑하며
날마다 새롭게
착해지고 싶다
↑노각나무
풀잎처럼 내 안에 흔들리는
조그만 생각들을 쓰다듬으며
욕심과 미움을 모르는
작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본다
↑금식나무
작은 것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이지 않게 심어주신
나의 하느님을 생각한다
↑나래쪽동백
내게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건에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개워준
가장 겸허한 친구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이해인 수녀님 <작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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