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나무꽃/이해인수녀님
괴로운 당신을
위로할 방법을 찾지 못해
그저 울기만 하였습니다
아무 대책이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당신을 돕고 싶었습니다
이제 좀 쉬시라고
제가 대신 아파드리겠다고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그 말 하기도 전에
당신은 말씀하셨지요?
"참으로 고맙다 네 마음 오래 기억할게!"
다신 나 때문에 피흘리진 않게 해줄게"
오오 주님
송구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아름답게 살아
당신을 닮은 기도의 꽃을 피워
사람들에게 눈물이 되겠습니다
눈물이 되겠습니다
기쁨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십자나무는 산딸나무를 얘기 합니다
꽃이 십자가를 닮았기 때문이랍니다
-실제로 이 꽃의 이름은
"도그우드" Dogwood 라고 불리지만
우리는 애칭으로 십자나무꽃
혹은 십자가꽃이라 부르곤 하지요.
이 꽃은
산딸나무꽃으로도 부릅니다.
미국에 사는 어느 친지가 보내 준
그림 엽서에서 읽은 전설에 의하면:
이 꽃나무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힐 때에
여러 나무 중에
자신이 선택된 것이
하도 마음 아파
그 분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싶어했습니다.
이에 감동한 예수님이
"이후론 너의 꽃잎이 십자가 모양을 하되
가운데는 가시관 형상을 하고 꽃잎 끝은
나의 못자국을 상징하는 상처를 지니고
피게 될 것이다" 라고 했답니다.
하얀색과 자주색 꽃
모두가 신기하게도
그렇게 피어 있어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에는 이 꽃을
더 많이 생각하지만
늘 부활절이 지나야만
많은 꽃을 피워낸답니다.
꽃들마다 아름다운 전설이 있지만
이 전설은 가장 오래
내 마음을 울린 전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