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이형권
초저녁 하늘빛에는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강물이 흐르는 작은 창가에는
미루나무 가지 끝을 살랑이는 하늬바람이 불고
산등성이를 서성이는 긴 그림지가 있습니다.
지빠귀 울음소리 까닭 없이 서러운 날에
강물은 푸르게 하늘빛을 닮아 가고
아주 먼 곳으로 가고 싶은 꿈들이
머릿결처럼 가지런해지는 저녁
산마루에 초승달 하나 걸려있습니다.
조각배처럼 애달픈 마음을 싣고
부르고 싶은 노래 한 소절이 걸려 있습니다.
못 다 꾼 꿈 한 자락이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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