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권무심재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22) 초승달

나무향(그린) 2017. 12. 16. 10:29

 

초승달/ 이형권

 

초저녁 하늘빛에는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강물이 흐르는 작은 창가에는

미루나무 가지 끝을 살랑이는 하늬바람이 불고

산등성이를 서성이는 긴 그림지가 있습니다.

 

지빠귀 울음소리 까닭 없이 서러운 날에

강물은 푸르게 하늘빛을 닮아 가고

아주 먼 곳으로 가고 싶은 꿈들이

머릿결처럼 가지런해지는 저녁

산마루에 초승달 하나 걸려있습니다.

 

조각배처럼 애달픈 마음을 싣고

부르고 싶은 노래 한 소절이 걸려 있습니다.

 

못 다 꾼 꿈 한 자락이 걸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