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무덤 / 이형권
산 위의 꽃밭에 홀로 누워 있네
사랑도 그만두고
그리움도 그만두고
바람 속에 홀로 누워 있네.
구름이 스쳐가고
천둥이 몰려가고
모두가 떠난 자리
꽃은 후회처럼 피어나
누우면 저 세상의 어디쯤
어둠이 내리고 별빛이 내리고
관棺을 내리는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뼈만 홀로 누워 있네
넋만 홀로 누워 있네
혼불처럼 날아간 날들이여
화관처럼 아름다운 날들이여
꽃 속에 누워
바람 속에 누워
하늘빛도 서러운 산 그림자 내리는
시간의 저편
사랑도 그만두고
그리움도 그만두고
산 위의 꽃밭에 홀로 누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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