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내 고향) / 이생진
내 고향 서산에도 바다가 있었다
그 바다가 나의 유년을 키워줄 무렵
나는 하늘보다 바다가 좋았다
그러던 바다가 이젠 없다
사람들은 가난한 바다를 몰아내고 광활한 들을 들여왔다
그러고는 겨울마다 철새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그만큼 부유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나는 그 바다가 그리워 갈매기처럼 파닥인다
어머니가 차려놓은 일곱 식구의 밥그릇이
그 바다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없다
바다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나도 없다
그리움이란 없을 때 피어나는 꽃 같은 병病이다
▲ 멀구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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