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서산(내 고향) / 이생진

나무향(그린) 2015. 1. 3. 12:59

서산(내 고향) / 이생진

 

내 고향 서산에도 바다가 있었다

그 바다가 나의 유년을 키워줄 무렵

나는 하늘보다 바다가 좋았다

그러던 바다가 이젠 없다

사람들은 가난한 바다를 몰아내고 광활한 들을 들여왔다

그러고는 겨울마다 철새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그만큼 부유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나는 그 바다가 그리워 갈매기처럼 파닥인다

어머니가 차려놓은 일곱 식구의 밥그릇이

그 바다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없다

바다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나도 없다

그리움이란 없을 때 피어나는 꽃 같은 병이다

 

 

▲ 멀구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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