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작은 기쁨 - (86) 어느 일기

나무향(그린) 2013. 6. 5. 10:44
어느 일기 - 이해인

 

어느 날

거울 속의

낯익은 듯 낯선 내 모습

주름과 흰 머리에

내가 놀라고

 

창가의 느티나무

나보다 키가 커서

나를 내려다보니

내가 놀라고

 

숲 속의 새들이

일제히 부르는 노래 소리에

꽃송이를 펼치며

화답하는 꽃들이 고와서

내가 놀라고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시의 샘에서

물을 길어내는

내 마음

깊이 들여다보고

내가 놀라네.................................p158-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