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홍능수목원에서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처녀치마ㆍ천마산에서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양버들ㆍ올팍에서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마타리ㆍ길동생태공원에서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꺠긋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참오동나무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 오십시오
↑위성류ㆍ봄꽃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위성류ㆍ가을꽃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를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멀구슬나무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매화말발도리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새비나무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통통 튀며 말하네요
↑시계초 열매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시계초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듯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눈부신 소금곷이 말을 하네요
↑해바라기 ㆍ통상화
시작을 잘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서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해바라기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이해인 수녀님 시집<작은 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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