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나는 옳은 일을 능히 하고 그른 일은 하고자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을 꼼꼼히 살펴보면, 옳은 것은 적고 그른 것은 많다.
人之言莫不曰, 吾能於是而不願於非。
然考之行事, 則於是者寡, 於非者蓋衆也。
- 허목(許穆)〈어시재기(於是齋記)〉《기언(記言)》
<해설>
임유후(任裕後)라는 사람이 작은 집을 짓고 ‘어시재(於是齋)’라는 이름을 붙인 뒤, 허목(許穆, 1595∼1682)에게 기문을 부탁하였습니다. 허목은 그 글을 통해 우리에게 ‘옳고 그름’에 대한 착각을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하는 행동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조차도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는 아주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은 또 남의 잘못은 대부분 잘 찾아내고 지적합니다.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남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면 버럭 화부터 내고 자기가 틀렸다는 걸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 듭니다.
이는 세상과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락산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면 도봉산이 낮아 보이고 도봉산에서 수락산을 바라보면 수락산이 낮아 보인다고 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시각에서 보니까 상대가 낮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죠. 그러니,
남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면 버럭 화부터 내지 말고, “혹시 나에게 정말 잘못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 “나의 어떤 모습이 잘못된 것으로 비쳤을까?” 이런 생각부터 해야 하겠습니다. 반대로 남의 잘못이 보이거든 그것을 지적하기에 앞서, “혹시 나에게는 저런 모습이 없을까?”, “남에게 비친 내 모습도 혹시 저렇지 않을까?” 이렇게 늘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옮긴이 / 조경구(한국고전번역원)
△ 충청남도 기념물 제152호 - 성동은행나무 (논산)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 정자나무 또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다.
성동 은행나무는 나이가 450∼493년 정도된 것으로 추정되며, 강경에서 성동면 개척리로 들어오는 도로변 왼쪽에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때 문장과 시문이 뛰어나면서 도술 또한 능통한 전우치가 기묘사화(1519)에 연루되어 고향으로 도망가던 중 이 은행나무에서 쉬면서 가지고 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았다고 한다. 지팡이를 꽂으면서 이 지팡이가 자라면 전씨가 번창할 것이며, 죽으면 전씨는 남의 그늘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떠났다고 하는데, 그 후 지팡이에서 잎이 돋고 가지가 자라 지금의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담양 전씨 문중에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가문의 평안과 번영을 빌면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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