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긴여운

비단옷 입는다고 영광될 게 뭔가 - 광대싸리-암꽃,수꽃

나무향(그린) 2010. 6. 21. 12:12
비단옷 입는다고 영광될 게 뭐며,
문지기 노릇 한다고 비천할 게 뭔가?

衣錦何榮 抱關何卑

- 성현(成俔)〈십잠(十箴)〉《허백당집(虛白堂集)》


<해설>
조선 전기의 문인 허백당(虛白堂) 성현(成俔 1439 ~ 1504)의 문집 《허백당집》에 실린 십잠(十箴) 중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 대한 잠[知恥箴]’에 실린 내용입니다.

맹자(孟子)께서는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부끄러워질 일이 없을 것이다.[人不可以無恥 無恥之恥 無恥矣]”라고 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경전에는 부끄러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이 잠(箴)에서 저자는 의(義)를 기준으로 해서 남만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행동을 바르게 할 수 있다 하고, 악인(惡人)과 함께하는 것을 항상 부끄러워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비단옷 입는다고 영광될 게 뭐며, 문지기 노릇 한다고 비천할 게 뭔가?”라는 말을 하여 부끄러워할 일이 아닌 것에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음을 말하고, 부끄러워할 일에 부끄러워할 줄 앎으로써 허물을 고쳐 훌륭한 인격을 갖출 수 있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의리를 지키다 부끄러움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의리를 저버리고 살면서도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마음 안에서는 의리에 비추어 보아 떳떳할 때에는 누가 뭐래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되고, 의리에 비추어 보아 떳떳하지 못할 때에는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부끄러워할 일을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워할 만하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가?’, ‘비단옷 입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지만, 비단옷 입는 사람이 비천한 건 아닌가?’, ‘문지기 노릇을 비천하다 여기지만,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숭고한 건 아닌가?’

부끄러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봅니다.

옮긴이 /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수꽃   ↓암꽃

 ▲ 광대싸리(대극과) Securinega suffruticosa (Pall.) Rehder

 

-낙엽 관목이다.

-높이는 3~4m 정도인데, 10m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한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이고 양면에 털이 없으며 앞면은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흰빛이 돈다.

-수꽃은 잎겨드랑이에 여러송이가 모여 피고 꽃받침과 수술이 각각 5개씩이다.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보통 2∼5개씩 붙는다. 암술머리는 3개이며 암술대는 1개이다.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이 싸리류와 닮았지만, 싸리류의 잎이 3출엽인데 광대싸리는 홑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