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석양 / 백석

나무향(그린) 2010. 1. 8. 16:40

석양夕陽 / 백석

 

 

거리는 장날이다

장날거리에 영감들이 지나간다

영감들은

말상을 하였다 범상을 하였다 족제비상을 하였다

개발코를 하였다 안장코를 하였다 질병코를 하였다

그 코에 모두 학실을 썼다

물체돋보기다 대모체돋보기다 로이도돋보기다

영감들은 유리창 같은 눈을 번득거리며

투박한 北間말을 떠들어대며

쇠리쇠리한 저녁해 속에

사나운 즘생같이들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