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구장로 / 백석

나무향(그린) 2007. 11. 12. 09:04

구장로 / 백석

 

삼리박 강 쟁변엔 자갯돌에서

비멀이하 ㄴ옷을 부숭부숭 말려 입고 오는 길인데

산 모롱고지 하나 도는 동안에 옷은 또 함북 저젓다

 

한이십리 가면 거리라든데

한겻 남아 걸어도 거리는 뵈이지 안는다

나는 어니 외진 산 길에서 만난 새악시가 곱기도 하든 것과 어니메

강 물속에들여다 뵈으든 쏘가리가 한 자나 되게 크든 것을 생각하며

산비에 저젓다는 말럿다 하며 오는 길이다

어젠 배도 출출히 곱핫는데

어서 그 옹기장ㅅ하가 온다는 거리로 들어가면 무엇보다 몬저 [주류판매업]

이라고 써 부친 집으로 들어가자

 

그 뚜수한 구들에서

따끈한 삼십오도 소주나 한잔 마시고

그리고 그 시래기국에 소피를 너코 두부를 두고 끌인 구수한 술국을 트근히

멧사발이고 왕사발로 멧 사발이고 먹자

 

'▒▒▒마음의산책 ▒ > 시인 백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간의 소 이야기 / 백석  (0) 2007.11.14
북신 / 백석  (0) 2007.11.14
목구 / 백 석   (0) 2007.11.12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0) 2007.11.06
멧새 소리 / 백석   (0) 2007.11.06